본문 바로가기
회계 및 금융

한국 회계 법인 생활!

by 지금당장! 2022. 8. 1.
반응형

빅4라고 불리는 4개의 글로벌 대형 회계법인

한국으로 귀국 후 똑같이 회계법인에 입사를 준비하였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회계법인 취업 준비 당시 한국 공인회계사 외 미국 공인회계사 및 다른 나라 공인회계사들도 일부 채용하는 법인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대부분 법인이 외국 회계사를 채용했던 건 아니지만, 대형회계법인에서는 소수로 채용했었습니다. 저는 대형회계법인(소위 “빅 4”라 불림) 중 한 곳에 취업하였으며, 감사 본부, 세무 본부재무 자문 본부 중 재무 자문 본부로 입사하였습니다. 사실 외국 회계사로서 국내 회계법인 감사 본부 또는 세무 본부에 취업하는 건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업 인수 합병 등 관심이 많았기에, 자연스럽게 재무 자문 본부로 취업하였습니다. 처음 입사하자마자 투입되었던 프로젝트는 대기업 A 회사에서 신규 서비스를 내보내는데 해당 서비스의 적정 가격 책정 용역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전통적인 재무 자문 본부에서 진행하는 재무 실사 혹은 밸류에이션(valuation)과 달리 약간 컨설팅 용역 같은 프로젝트였습니다. 아직도 회계법인에 동기들 포함 지인들이 많이 있어서 회계법인 소식들을 종종 듣곤 하는데, 52시간 이후 업무량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 제가 근무했었을 때만 해도 새벽 야근은 기본이며, 주말 출근도 자주 하였던 때였습니다. 프로젝트 의뢰했던 A 대기업에서 사장님 포함해 많은 임원 앞에서 중간 보고, 기말 보고를 하였고, 해당 보고를 위해 쉴 틈 없이 달렸습니다. 정말 보고 며칠 전부터는 집도 잠깐 들어가서 씻고, 옷 갈아입고 하는 정도로 업무만 했던 거 같습니다. 입사 후 얼마 되지 않아 이렇게 높은 업무강도를 요구하는 곳에서는 일을 못 하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 정도였습니다재무 자문 본부에 대해 조금 말씀드리면, 감사 본부는 기말감사를 진행하는 시즌에 굉장히 바쁘지만재무 자문 본부는 시즌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프로젝트가 계속 들어오는 구조입니다. 보통 프로젝트 하나당 짧으면 4주 길면 몇 달도 진행하는데, 프로젝트 기간에 따라 매니저분들이 속도를 조절합니다. 그렇게 속도 조절하다가, 보고가 가까워질수록 업무 강도가 높아집니다. 최종 보고 후 다른 프로젝트가 바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 기간 회계사들은 조금 쉼을 가질 수 있습니다. 길게는 몇 주씩 쉬면서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도 있고, 운이 안 좋으면, 이어서 바로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되기도 합니다.

 

첫 프로젝트 이후 재무 실사, 밸류에이션, 재무 자문(주로 CF 업무라고 한다)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했던 거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사모펀드가 A 기업을 인수하려고 했을 때 의뢰했던 재무 실사 용역이 있네요. 클라이언트는 중형 규모의 국내 사모펀드였으며, 외국에 있는 어떤 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해당 기업의 재무 상황이 적정한지,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는 실사를 의뢰했었습니다. 보통 국내 기업끼리 진행하는 용역 외 해외 기업의 업무를 하는 것을 “크로스보더 거래”(cross-border deal)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크로스보더 거래를 할 때는 수없이 많은 자료를 온라인으로 전달받고, 업무를 하며, 궁금한 내용들은 “콘퍼런스 콜”(conference call)을 통해 해결합니다. 그 당시 저도 팀원들과 궁금한 내용들을 정리하여 콘퍼런스 콜을 통해 답변받아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으며, 이후 기업이 재무제표에 작성한 자산(부동산, 재고자산, 등 다양한 자산을 말함)이 제대로 있는지 해당 국가로 가서 확인하는 업무도 진행하였습니다. 현지 실사 등을 위해 외국에 방문할 때는 당연한 얘기지만, 놀러 가는 것이 아니므로 굉장히 타이트한 일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현지 체류시간이 3일 정도 되는 일정으로 방문했는데, 업무 시간 및 클라이언트 식사 외 팀원들끼리 저녁 한 끼 했던 것이 비공식 일정의 전부였습니다. 그 외에는 현지에서까지 야근하며 근무했던 기억이 납니다.

 

앞서 언급했던 프로젝트 외 또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뉴스에서도 실시간으로 다뤘던 만큼 기업 인수합병 시장에서 관심이 많이 쏠린 프로젝트였으며, 제가 속했던 팀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서도 다른 고객과 같이 해당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였었습니다. 한마디로 같은 회사 아래 경쟁 구도로 진행되었던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매수 가격이 낮아 저희 팀에 의뢰했던 고객이 인수는 못 하였지만, 적정가격을 산정하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매스컴에서 많이 다룬 만큼 큰 기업의 재무 상황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지금은 회계법인에서 나와 다른 금융회사에서 근무 중이지만, 회계법인 라이프는 정말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그만큼 일도 열심히, 또 많이 했었고, 동기들 및 동료들과 기억에 많이 남는 시간도 보냈습니다. 회계법인의 장점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가 생각했었을 때, 최근 상황에 맞는 가장 큰 장점은 재택근무 및 프로젝트 사이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사실 다른 대기업 및 금융회사에서는 결혼 휴가 및 여름휴가 외에는 일주일씩 휴가를 쓰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왜냐하면 매일 처리해야 하는 업무들이 있기 때문인데, 회계법인은 비록 프로젝트 중에는 정말 바쁘게 일하지만, 해당 프로젝트가 끝나면 그것과 상관없는 다른 프로젝트를 새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1~2주 정도 시간을 쓰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 부분이 가장 메리트라고 생각하며, 또한 요즘 대형 회계법인들의 급여도 상당히 올라서 만족하는 동료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업무 시간으로 나누면 시급 3천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업무강도 대비 급여가 높지 않았는데, 최근 많이 올라왔다고 들었습니다.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면 상당히 많은 것들을 단시간에 배울 수 있는 점 역시 제가 생각하는 회계법인의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회계법인 준비하시는 분들 모두 파이팅 입니다.

반응형

댓글